부당해고를 다룬 설명은 대개 조문 순서대로 나열됩니다. 그런데 막상 통보를 받은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오늘 무엇을 확인하고, 다음 주에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순서입니다. 수습 기간이 끝나는 날 문자 메시지로 본채용 거절을 통보받았다면, 통보일부터 판정까지 아래 물음을 차례로 짚어 가면 됩니다.
통보를 받은 날 남겨 둘 기록
근로계약서에 '수습 3개월, 평가 후 본채용'처럼 수습 조건과 평가 방식이 적혀 있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거절 통보가 문자나 메신저로 왔다면 화면을 저장하되, 받은 시각과 보낸 사람이 보이도록 원본을 지우지 않고 보관합니다. 평가표를 받아 본 적이 있는지, 평가 면담이 있었는지도 날짜와 함께 메모해 둡니다.
이 기록은 뒤의 모든 단계에서 출발점이 됩니다. 서면 통지 요건을 따질 때는 통보 문구 자체가, 거절 사유를 다툴 때는 평가 절차의 유무가, 구제신청 기한을 셀 때는 통보를 받은 날짜가 각각 쓰이기 때문입니다.
첫 질문: 이 회사에 해고 규정이 적용되는가
상시 5명 이상 사업장이라면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를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서면 통지를 정한 제27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정한 제28조가 모두 적용됩니다. 직원 수가 들쭉날쭉한 회사라면 해고 전 1개월의 연인원을 가동 일수로 나눠 세는 방식(시행령 제7조의2)으로 따져 봐야 합니다. 상시 4명 이하 사업장에는 이 규정들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규모 확인이 맨 앞에 옵니다.
둘째 질문: 본채용 거절도 해고인가
회사는 "해고가 아니라 수습이 끝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례는 시용 기간이 끝날 때 본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을 사용자가 유보해 둔 해약권의 행사로 보고,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허용하면서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와 사회통념에 비춘 상당성은 갖춰야 한다고 했습니다(2006년 2월 24일 선고된 대법원 2002다62432 판결). 따라서 회사가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그 기준을 수습 시작 때 알렸는지, 평가가 실제로 이루어졌는지가 핵심 질문이 됩니다. 수습과 계약 만료를 둘러싼 판단 기준은 계약만료와 수습 문서에 따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셋째 질문: 문자 한 통이 '서면 통지'인가
제27조는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알려야 하고, 그렇게 해야 해고의 효력이 있다고 정합니다. 판례는 본채용을 거절할 때도 거절 이유를 근로자가 알고 대응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적어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고 보았습니다(2015년 11월 27일 선고된 대법원 2015두48136 판결).
전자적인 방식의 통지가 언제 서면으로 인정되는지에 관해서는 이메일 사안의 판례가 기준이 됩니다. 대법원은 해고 의사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고, 해고사유와 시기가 구체적으로 적혀 있으며, 대응하는 데 지장이 없는 등 서면 통지의 역할을 충분히 한다면 이메일 통지도 서면 통지로서 유효하다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문자 메시지에 이 기준이 어떻게 적용될지는 사건마다 따져야 할 부분입니다. 다만 문자에 '평가 결과'라는 말만 있고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적혀 있지 않다면, 거절 이유를 구체적으로 알렸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 지적될 수 있습니다. 통지서에 사유를 전혀 적지 않았다면 근로자가 사유를 알고 있었더라도 제27조 위반이라는 판례(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도 함께 참고할 만합니다.
입사일과 마지막 근무일도 정확히 적어 둡니다. 해고 예고의 예외 가운데 계속 근로 3개월 미만인 경우가 있어, 날짜에 따라 예고수당 문제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넷째 단계: 구제신청에서 심문회의까지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해고가 있었던 날부터 3개월 안에 해야 하므로, 통보를 받은 날을 기준으로 마감일을 달력에 적어 둡니다. 신청은 사업장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노동위원회에 하고, 신청서에는 당사자, 해고를 이루는 구체적 사실, 원하는 구제의 내용을 적습니다. 증거를 다 갖추지 못했더라도 신청서를 먼저 내고 이유서 단계에서 보완할 수 있습니다.
접수 뒤 근로자는 이유서를, 회사는 답변서를 냅니다. 회사가 답변서에 평가표를 붙여 냈다면 그 평가표가 언제 만들어졌는지, 평가 기준이 수습 시작 때 알려졌는지, 업무 기록과 맞는지를 짚어 반박을 준비합니다. 심문회의에서는 공익위원 3명과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 각 1명 앞에서 질문에 답하고, 마지막 진술 기회에 꼭 남길 말을 짧게 정리해 둡니다.
다섯째 단계: 판정, 그 뒤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라고 판단하면 구제명령을, 아니라고 보면 기각결정을 합니다. 복직 대신 금전보상을 원한다면 심문회의 날짜를 통보받기 전에 그 뜻을 밝혀야 합니다. 판정에 승복하지 못하는 쪽은 판정서를 받은 뒤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 안에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을 구할 수 있습니다.
순서대로 대어 볼 네 가지 물음
수습을 마치자마자 통보를 받았다면 거치는 갈림길은 대체로 같습니다. 규정이 적용되는 규모인가,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가, 통지가 서면 요건을 갖췄는가, 기한 안에 움직였는가. 네 물음을 자신의 상황에 대어 보려면 부당해고 안내 첫 화면에 모아 둔 여덟 질문부터 훑어보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습 기간 도중에 그만 나오라는 말을 들었다면 기간이 끝날 때의 거절과 무엇이 다른가요?
A. 앞의 2002다62432 판결은 시용 기간 도중의 해고도 기간이 끝날 때의 거절과 나란히 놓고 같은 잣대로 판단했습니다. 통보 시점이 다르다는 점보다 사유와 통지 방식이 더 중요한 쟁점입니다.
Q. 메신저로 받은 통보 화면은 어떻게 보관하나요?
A. 화면 캡처와 함께 대화방 원본을 지우지 말고, 보낸 사람과 시각이 보이도록 저장해 두세요. 대화 내보내기 기능이 있다면 파일로도 남겨 두면 나중에 제출할 때 편리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근로기준법 제11조·제23조·제26조·제27조·제28조·제30조·제31조 [시행 2026. 10. 8.][법률 제21533호],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시행 2025. 10. 23.][대통령령 제35436호],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5두41401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중앙노동위원회 업무안내(심판) — 국가법령정보센터·중앙노동위원회 2026-10-2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