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기간이 끝났을 뿐"이라는 회사의 설명과 "사실상 잘린 것"이라는 근로자의 생각이 맞서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간제 계약의 종료나 수습 뒤 본채용 거절은 겉으로는 해고처럼 보이지 않지만, 사정에 따라 부당해고와 같은 기준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이 문서는 그 갈림길을 갱신 거절, 2년 초과, 수습 세 가지로 나눠 정리합니다.
기간 만료는 원칙적으로 해고가 아닙니다
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맺었다면 그 기간이 끝나면서 근로관계도 끝나는 것이 원칙이고, 판례도 여기서 출발합니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그런데 같은 판결은 예외를 인정했습니다.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에 일정 요건을 채우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규정이 있거나, 그런 규정이 없더라도 계약 내용과 체결 경위, 갱신 기준과 실제 운영, 맡은 업무의 성격 등을 종합할 때 갱신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근로자에게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됩니다. 이때 사용자가 부당하게 갱신을 거절하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기간 만료 뒤의 근로관계는 종전 계약이 갱신된 것과 같게 됩니다.
갱신 기대가 문제 될 때 모아 둘 자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지난 계약서들 — 몇 번 갱신되었는지, 갱신할 때 평가를 거쳤는지
- 갱신 기준을 정한 규정이나 공지, 실제로 대부분 갱신되어 왔음을 보여 주는 자료
- 맡은 업무가 한시적인지, 계속 필요한 일인지
- 갱신 거절 통보서와 거절 사유
2년을 넘기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봅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가 2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계약을 반복 갱신했다면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쓸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업 완료에 필요한 기간을 정한 경우, 휴직·파견 등으로 생긴 결원을 대신하는 경우, 고령자와 계약하는 경우처럼 같은 항 단서의 예외가 없는데도 2년을 넘겨 쓰면, 그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은 것으로 봅니다(같은 조 제2항). 그 뒤의 '계약 만료' 통보는 해고로 다투게 됩니다. 2년은 계약서 한 장의 기간이 아니라 반복 갱신된 계약을 이어 붙인 계속 근로 기간으로 세므로, 첫 계약서부터 마지막 계약서까지 시작일과 종료일을 표로 정리하고 계약 사이에 공백이 있었다면 그 기간과 이유도 적어 두세요.
판례는 기간제법 시행만으로 이미 형성된 갱신 기대권이 사라지지 않고, 제4조 때문에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계약 만료 무렵 평가를 거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규정이나 신뢰가 있었다면 전환에 대한 기대권도 인정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기간제법은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고(제3조 제1항),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관에는 인원과 관계없이 적용됩니다(같은 조 제3항).
수습 뒤 본채용 거절
수습(시용) 기간이 끝날 때 본채용을 거절하는 것은 사용자가 남겨 둔 해약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봅니다. 판례는 업무 적격성을 살피려는 시용 제도의 취지상 보통의 해고보다 넓게 인정되지만,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사회통념상 상당해야 한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또 본채용을 거절할 때는 근로자가 사유를 파악해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 사유를 서면으로 알려야 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수습 평가가 있었다면 기준표, 점수, 평가자, 면담 기록을 확보해 두세요. 근무 중 받은 칭찬이나 성과 자료도 거부 사유를 반박하는 데 쓰입니다. 통보를 받은 방식과 날짜가 다툼의 출발점이므로 3개월 안의 구제신청 문서로 기한도 함께 확인하세요.
해고 예고 예외는 현행 조문으로 확인합니다
근로기준법 제35조는 2019년 1월 15일 삭제되었고, 지금 조문 자리에는 2015년 12월 23일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조를 삭제했다는 설명만 남아 있습니다. 현재 해고 예고의 예외는 같은 날 개정된 제26조 단서가 정하며, 그 첫째가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입니다. 예전 자료에서 수습이면 예고가 필요 없다는 설명을 보았다면, 이름이 아니라 실제로 계속 일한 기간을 현행 조문에 대어 다시 따져야 합니다. 예고 예외에 해당하더라도 해고 자체의 정당성은 위에서 본 기준으로 따로 판단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갱신하지 않을 수 있다'는 문구가 있으면 기대권은 없나요?
A. 판례는 계약서 문구 하나가 아니라 계약 경위, 갱신 기준과 실제 운영, 업무 성격 같은 여러 사정을 종합해 기대권을 판단합니다. 문구가 있더라도 실제로 어떻게 갱신되어 왔는지가 함께 살펴집니다.
Q. 수습 기간 중간에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아도 같은 기준인가요?
A. 2002다62432 판결은 시용 기간 중의 해고와 기간 만료 때의 본계약 거절을 함께 다루며 같은 기준, 곧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요구했습니다.
Q. 2년이 되기 직전에 계약을 끝내면 다툴 수 없나요?
A. 2년을 채우기 전의 종료라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보는 제4조 제2항이 곧바로 적용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갱신 기대권이 형성되어 있었다면 갱신 거절이 정당했는지를 따로 따져 볼 수 있습니다(2014두45765 판결 취지).
정리
계약 만료와 수습 종료는 이름만 보면 해고가 아니지만, 갱신 기대권이나 2년 초과, 본채용 거절의 정당성 문제로 부당해고 다툼이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질문은 부당해고 안내 첫 화면에서 이어서 확인하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제4조 [시행 2021. 5. 18.][법률 제18177호], 근로기준법 제26조·제35조(2019. 1. 15. 삭제) [시행 2026. 10. 8.][법률 제21533호],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